본문으로 바로가기
반응형

19세기 프랑스에서는 2인승 마차를 가리켜 ‘잘려진 마차(carrosse coupe)’라고 불렀다. 2열 4인승 마차를 반으로 나눴다는 뜻이다. ‘쿠페(coupe)’라는 단어는 이후 지붕의 높이가 낮고 날렵한 2인승 2도어 승용차를 의미하는 말로 쓰였다. 최근에는 승차 인원과 도어 개수에 상관없이 차체 지붕에서 차량 후면부까지 완만한 경사를 이루는 차를 모두 쿠페라고 부른다. 트렁크 시작 부분에서 경사가 끝나면 노치드 쿠페, 차량 맨 뒷 부분에서 끝나면 패스트백 쿠페라고 한다.

쿠페형 자동차는 유려한 외관을 갖춘 대신 실용성이 부족한 것이 단점이었다. 뒷좌석 머리 공간이 협소한데다 트렁크 공간도 좁게 설계됐다. 하지만 최근에는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에 쿠페의 형태를 조합한 차량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SUV의 실용성에 날렵한 디자인까지 겸비한 셈이다.

BMW의 중형 SUV인 ‘X6’는 쿠페형 SUV의 원조이자 스포츠액티비티쿠페(SAC) 시장을 열어젖힌 주인공으로 통한다. BMW는 쿠페형 SUV를 가리켜 SAC라고도 부르며 X6, X4 등 쿠페형 라인업에는 짝수 번호를 붙였다. X6는 2008년 1세대 모델이 출시된 후 전 세계적으로 26만대, 국내에서 5000여대나 판매될 만큼 인기를 끌었다. SUV의 실용성은 마음에 들지만 투박한 외관에 거부감이 있던 고객들의 취향을 만족시켰기 때문이다.



2세대 X6는 2014년 12월 국내에 선보였다. 1세대 X6보다 디자인과 성능을 다듬었다. 전장은 4909mm로 이전 세대에 비해 32mm 길어졌고, 높이는 1702mm로 12mm 높아졌다. 더 커진 헤드라이트와 키드니 그릴을 적용해 탄탄한 이미지를 갖췄다. 국내에는 X6 xDrive 30d, X6 xDrive 40d, M스포츠 모델인 X6 M50d 등 총 3가지 트림이 판매되고 있다. 특히 X6 M50d 모델은 최고출력 381마력, 최대토크 75.5kg·m의 강력한 성능을 낸다.

BMW는 2014년 8월 X6보다 한 단계 아랫급 SAC인 ‘X4’를 처음으로 선보였다. X6를 빼다 박은 외모이지만 X6보다 좀 더 작은 중형 SAC다. X4는 X3를 바탕으로 설계됐는데 X3보다 전장(4671mm)은 14mm 길어졌고, 전고(1624mm)는 36mm 낮아졌다. 국내에서는 X4 xDrive 20d, X4 xDrive 30d가 판매되고 있으며 X4 xDrive 30에는 3.0리터 트윈파워 터보 디젤엔진이 탑재돼 최고출력 258마력, 최대토크 57.1kg.m의 성능을 발휘한다.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km(제로백)까지 5.8초에 주파한다.

BMW는 지난 3월 X6와 X4 한정판도 출시했다. X4 xDrive20d와 X6 xDrive30d에 블랙 색상의 그릴, 카본 소재 미러캡, 카본 리어 스포일러 등 200만원 상당의 옵션을 추가한 에디션으로 가격은 기존 모델과 동일하게 책정됐다. 각각 450대 한정으로 판매된다.



한동안 X6 혼자 이끌던 중형 쿠페형 SUV 시장에 메르세데스 벤츠도 뒤늦게 뛰어들었다. 벤츠는 작년 10월 중형 SUV인 GLE의 쿠페형 차량인 GLE 쿠페를 국내 시장에 처음 출시했다. 2015년 디트로이트 모터쇼에서 첫 선을 보인 모델로 GLE 대비 전장 81mm, 전폭 68mm가 길어졌으며 전고는 68mm 낮아졌다. 국내에 출시된 모델은 GLE 350d 4매틱 쿠페로 AMG 스포츠 스티어링 휠과 나파 가죽 시트 등을 적용했다. 최고출력 258마력, 최대토크 63.2kg.m의 성능을 낸다.

GLE 쿠페의 최고성능 모델인 메르세데스-AMG GLE 63S 4매틱 쿠페는 작년 12월 출시했다. V8 바이터보 가솔린 엔진을 탑재해 최고출력 585마력, 최대토크 77.5kg.m의 강력한 성능을 낸다. AMG S 모델 특유의 라디에이터 그릴, AMG 레터링이 새겨진 빨간색 브레이크 캘리퍼, AMG 리어 스포일러 립 등이 적용됐다.

BMW X4의 경쟁자는 벤츠의 ‘GLC 쿠페’다. 벤츠는 지난 20일 GLC 쿠페를 국내 시장에 내놨다. GLA부터 GLS까지 벤츠의 7개 SUV 라인업 가운데 가장 최근 출시된 모델이다. GLC 대비 전장은 4730mm로 74mm 길고, 전고는 1600mm로 39mm 낮다.



국내에는 디젤 모델인 GLC 220d 4매틱 쿠페 프리미엄과 GLC 250d 4매틱 쿠페를 먼저 출시했다. 이들 모델에는 AMG 전용 외관 디자인과 크롬 패키지를 기본 적용했다. GLC 250d 4매틱 쿠페에는 빨간색 스티칭이 들어간 가죽 시트와 대시 보드 등 AMG 전용 인테리어도 기본 장착됐다.

메르세데스-AMG GLC 43 4매틱 쿠페는 2분기 중 나올 예정이다. 이 모델은 최대출력 367마력, 최대토크 53.0kg.m의 성능을 발휘한다.